무계획 뉴욕 여행 세 번째 날! 오늘은 이번 여행 중 가장 기대했던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가는 날입니다. 어릴 적 영화 '박물관이 살아있다'를 너무 재미있게 본 터라 뉴욕에 오면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.
1. 동심 속으로, 미국 자연사 박물관
오직 영화 속 주인공이었던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을 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박물관에 입성했습니다.

• 자연사 박물관 투어: 지난번 모마(MoMA) 미술관에서도 느꼈던 거지만, 뉴욕의 박물관들은 규모가 엄청나서 제 예상보다 늘 최소 2~3시간은 더 머물다 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. 넓은 공간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티라노 화석을 마주했을 때는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어 정말 행복했습니다.
2. 뜻밖의 플리마켓과 레고 스토어 재방문
박물관을 나와 배는 고프지 않은데 목이 말라서 미국의 맛을 느껴보겠다며 키위 말차 스무디에 도전했습니다.

• 살벌한 가격의 스무디: 한 겨울에 차가운 스무디라니 조금 무모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는 역시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이니까요. 다만 한국에서는 7,000원이면 마셨을 음료가 무려 만 오천 원이나 해서 뉴욕의 살벌한 물가를 다시 한번 체감했습니다.

• 선데이 그랜드 바자르: 스무디를 마시며 걷다가 우연히 길 건너편에서 플리마켓을 발견했습니다. 알고 보니 매주 일요일에만 열리는 '그랜드 바자르'였어요. 일주일에 딱 한 번 열리는 마켓을 무계획으로 걷다 마주치다니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. 비록 저렴하고 소소한 소품을 좋아하는 제 취향의 물건은 찾지 못해 아쉬웠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.

• 레고 스토어 키링 득템: 어제는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던 레고 스토어에 재방문했습니다. 이날도 30분 정도 웨이팅을 거쳐 들어갔는데, 오직 귀여운 키링 하나를 사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섰습니다. 키링을 고르던 중 어떤 미국인 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오셨는데, 영어를 못해 깜찍한 코리안 하트 미소만 날리고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.
3. 달콤한 바나나 푸딩과 수제 버거로 채운 첫 끼
레고 스토어를 나서자마자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있었는데, 역시나 화려하게 빛나는 크리스마스트리 때문이었습니다. 다들 예쁜 걸 알아보는 눈은 똑같은지 트리 앞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어요.

• 매그놀리아 바나나 푸딩: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오니 갑자기 당이 뚝 떨어져서 길거리에서 곧장 매그놀리아 바나나 푸딩을 꺼내 먹었습니다.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 덕분에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 들 만큼 정말 맛있었습니다.

• 핸드크래프트 버거: 당 충전을 마친 후 드디어 제대로 된 오늘의 첫 끼니를 먹으러 뉴욕 수제 버거 맛집인 핸드크래프트(Handcraft Burgers & Brew)로 향했습니다.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긴 했지만, 개인적으로는 처비스 버거가 조금 더 제 취향이었던 것 같아요.
밥을 먹고 나와 무지와 세포라를 구경하며 소소하게 아이쇼핑을 즐겼습니다. 돌아오는 길에는 맛이 궁금했던 잉카 콜라를 사들고 숙소로 복귀했어요. 이미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 들어왔지만, 언니가 야식으로 갓 만들어준 떡볶이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. 타지에서 먹는 떡볶이의 맛은 배가 터질 것 같아도 일단 밀어 넣게 되는 마법이 있나 봅니다. 이렇게 맛있고 알찼던 뉴욕에서의 세 번째 날도 저물어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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